대학 때 나를 좋아했던 이소영이는 이렇지 않았는데. 나보고 형이라고 부르기에 꼬추한번 보자 그랬더니 눈을 흘기더군요. 그 당시만해도 이런 말은 성희롱이 아닌 농담이었죠. 그 이후로 친해졌는데 이것이 술만 처먹으면 전화를 해서 뒤치다꺼리를 많이 했습니다. 학교 옥상에서 술취한 채로 야경을 쳐다보며 많은 얘기도 나누었죠. 졸업을 앞두고 취업나갔던 어느 비오는 날, 회사로 갑자기 찾아와선 장미꽃을 한다발 건네주고 형이 보고싶어서 왔다더군요. 그리고는 돌아서기에 남자한테 무슨 장미냐고 했더니 비가 오는 수요일이어서 그런다고. 그 당시에 수요일엔 빨간장미를 이라는 노래가 좀 인기가 있었더랬죠. 그렇게 이소영이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졸업을 했습니다. 그렇게까지 하는데 못받아들인 건 서두에서 말한바와 같이 이름만 이소영이고, 생김새는 그냥 남자동생같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저도 여자 얼굴 봅니다.